최명익 [비 오는 길] (주제/줄거리/해설)
- 제목의 의미 -
비는 지루함과 우울함을 느끼게 하는 작품의 시간적 배경입니다. 그리고 길은 주인공인 병일이 공장과 하숙집을 오가는 공간적 배경입니다. 지문의 앞부분에 제시된 이 길에는 햇빛이 한 뼘 넓이나 비칠까 말까 하게 좁은 길을 사이에 두고 작은 집들이 서로 등을 비빌 듯이 총총히 들어박힌 골목길도 있습니다. 이 길에서 병일이는 다른 사람들의 삶을 엿보기도 하고,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무력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따라서 이 작품의 제목은 작품의 시간적, 공간적 배경이면서 주인공이 느끼는 무기력한 삶과 그에 따른 고독감을 암시합니다.
- 주제 -
이 작품의 주제는 물질을 추구하는 인물과의 만남을 통해 정신적 삶(독서)을 추구하는 인물이 겪는 갈등입니다.
- 배경 -
이 작품의 배경은 1930년대인 일제 강점기의 평양입니다.
- 등장인물 -
비 오는 길의 등장인물은 병일, 공장의 주인, 사진사가 있습니다. 병일은 성 밖에 있는 공장에서 사환 겸 사서로 근무하고 있으면서, 퇴근 후에 책 읽기를 즐깁니다. 하지만 출퇴근길에 있는 사진관의 사진사와 술을 마시고 한담을 주고받게 되면서 자신의 삶에 회의감을 느끼게 됩니다. 공장 주인은 병일이가 현금과 금고에 손을 대지 못하도록 항상 감시합니다. 사진사는 병일에게 술을 권해 취흥을 경험하게 합니다.
- 작품 줄거리 -
성 밖 한 끝에 사는 병일이는 맞은편 성 밖 한 끝에 있는 공장을 걸어서 다닙니다. 공장으로 가는 길은 좁은 비탈길을 지나 30분쯤 걷는데 각기병으로 기운이 빠진 병일의 다리로는 걷기 힘든 길이었습니다.
신흥 상공 도시의 공장 지대에 위치한 이 공장에 2년째 다니고 있는 병일이는 온갖 일을 도맡아 하지만, 신원 보증인을 얻지 못해 주인으로부터 감시를 받습니다. 처음 얼마 동안은 신원 보증이 없어도 자신을 써 준 주인에게 감사하고 미안한 마음도 지녔지만, 2년이 되도록 하루도 변함없이 자신을 감시하는 주인에게 병일이는 불쾌감과 원망, 그리고 반감을 가지게 됩니다.
병일이는 장부를 훑어보고 있는 주인에게 불쾌감을 느끼며 퇴근하던 길에 비가 내리자 사진관 처마 아래에서 비를 피하다 사진관 주인의 권유로 사진관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사진사 이칠성은 병일에게 술을 권하고, 사진관을 차린 과정 등 자신의 내력을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들려주지만 지루하게 느낀 병일이는 사진사의 만류를 뿌리치고 하숙집으로 향합니다. 하숙집으로 가는 길에 병일이는 가족을 먹여 살리는 나이 어린 기생과 인력거꾼의 대화를 엿듣고, 자신의 삶을 반성합니다. 우울한 장마는 계속되고 병일이는 독서할 힘을 잃습니다.
병일이는 신문 외에는 책을 읽지 않고 살아가는 주인이 오히려 부럽고, 책을 탐내던 자신은 책 때문에 피곤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무실에서 나왔지만 책을 읽을 용기가 없어진 병일이는 사진관을 찾고, 사진사와 술을 마시며 한담을 주고받는 것이 만족스럽다가도, 책을 떠올리며 부담을 느낍니다. 늦게 하숙으로 돌아온 병일이는 책을 읽지 않는 것을 장마 탓으로 돌리는 자신을 발견하고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사진사는 줄곧 자신의 내력과 생활에 관한 얘기를 하며 자랑해 왔는데, 문득 병일의 월급과 저금 등에 대하여 묻습니다. 책을 사 보느라 한 푼도 저축한 것이 없다는 병일의 말에 사진사는 저금을 해야 한다며 설교를 하고, 병일이는 사진사의 말에 한편으로는 동의하지만 행복의 기준이 다르고 희망과 목표가 다르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면서도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떨치지 못하고 있는 병일에게 사진사가 신문사 지정 간판을 얻게 해 달라고 부탁합니다. 사진사의 말에 머리가 아프고 우울해진 병일이는 한동안 사진관을 찾지 않는데, 매일 사진관 앞을 지날 때마다 불안한 마음이 있었고, 사진관의 문이 닫혀 있는 것에도 신경이 쓰입니다. 일주일쯤 지난 후, 신문을 보던 병일에서 이칠성(사진사)을 발견합니다. 장마도 끝나고, 병일이는 지금부터는 더욱 독서에 몰두하리라 다짐하며 늘 지나던 길을 걷습니다.
- 서술상의 특징 -
이 작품의 시점은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작품 밖의 서술자가 작품 속 주인공인 병일의 심리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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